게으름으로 늦게 올리는 제주도 여행입니다.
9월 중순 3박 4일 일정으로 제주도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제주여행은 온전히 올레길을 걸기 위한 여행이었습니다.
렌터카를 빌리면 걷고 나서 출발지로 다시 가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차량도 렌트하지 않고, 걷다가 지치면 인근 숙소를 찾아 묵을 생각이었기 때문에, 모든 짐은 가지고 다닐 수밖에 없으니 작은 배낭 하나에 최소한의 짐만 가지고 출발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목표한 올레길 코스는 2코스와 3코스입니다.
4월에 걸었던 1코스와 1-1코스를 이어 걷기로 했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제주로 날아갑니다.
4월과는 다르게 제주 돌하르방도 마스크를 벗고 있네요.

저녁 무렵에 도착해 지난번 길을 이어 걷기 위해 1코스의 종점이고, 2코스의 시작점인 광치기 해변 인근으로 이동해 호텔에 투숙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광치기 해변으로 걸어가 2코스를 걷기 시작합니다.
태풍이 오고 있어 걱정했는데 다행히 바람은 강해도 날씨는 걷기에 좋습니다.


내수면 둑길 표지가 나와 2코스 올레길이 시작됨을 알립니다.
지나는 길에 산책하는 주민분들이 좋은 여행하라는 인사를 해주셔서 기분 좋게 출발합니다.


일출봉이 가까이 보입니다.

식산봉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가마니로 산을 덮어 군량미로 보이게 해서 왜군을 몰아냈다는 일화가 있는 식산봉입니다.


식산봉은 경사가 조금 있지만 높지 않아 금방 올라갈 수 있습니다.
식산봉 정상 전망대에서 본 성산 일출봉입니다.

식산봉을 내려와 오조리 마을회관으로 가는 길입니다.

제주 길을 걷다 보면 흔히 보이는 감귤, 그야말로 겁나게 초록 초록합니다.


제주동마트를 지나 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대수산봉에 도착합니다.
올레길 치고는 꽤 높이가 있고 급경사를 오르게 됩니다. 여기서 힘이 들어 조금 지칩니다.

대수산봉 정상에서 바라본 전경입니다.


대수산봉을 내려와 다시 밭길과 숲은 지나 걷다 보면 제주도 탐라국 삼성신화의 삼신인이 혼인 전에 목욕을 하고 신방을 꾸몄다는 혼인지와 신방굴을 볼 수 있습니다.

신방굴은 계단을 내려가 들어가 볼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는데 입구로 들어가면 3개 굴이 방 같은 구조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입구는 좁아도 안은 꽤 넓습니다.




혼인지는 조용하고 고즈넉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유적지 치고는 볼거리가 없어서인지 관광객도 없고, 주변에 상점도 없어서일지도 모르겠네요.




혼인지를 떠나 또 걷다 보면 환해장성을 볼 수 있습니다.
바닷다를 따라 돌로 쌓은 성으로 몇몇 군데만 남아 있다고 합니다.



뱃사람들이 물고기 기름으로 불을 붙여 등대의 역할을 했다는 도댓불입니다.

첨성대처럼 생겼습니다. 뒤쪽으로는 작은 문이 있어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구조입니다.

도댓불을 지나면 2코스가 끝나고, 3코스가 시작됩니다.
3코스는 3-A 코스와, 3-B코스로 나뉩니다.
3-A코스는 산길 코스, 3-B코스는 바닷길 코스인 것 같습니다.
대수산봉을 오르다 치쳐서 3-A코스는 다음을 기약하고 산길보다는 바닷길을 걷기로 합니다.



바닷길이라고 생각했는데 바닷가를 조금 걷다가 밭길로 들어가게 됩니다. 보이는 건 초록 초록한 숲과, 돌담과 시커먼 흙 밭입니다.
하염없이 센 바람을 맞으며 걷다 보니 한두 방울씩 비가 오기 시작합니다.
주변에 아무것도 없어서 일단 신산리 마을카페까지는 걷기로 합니다.

발바닥도 아파지고, 비도 와서 오늘은 여기까지 걷고 쉬기로 합니다.
인근의 호텔을 앱으로 검색해서 찾아 투숙합니다.
호텔을 잘 찾아 투숙한 것까지는 좋은데 주변에 아무것도 없습니다.
리조트 단지였던 것 같은데 그나마 있던 식당도 코로나 탓에 장사가 안돼서 인지 식당도 전부 폐업한듯하고, 마을과는 꽤 떨어져 있어서 식당도 없고, 마트도 없고.. 배는 고프고..
다행히 호텔 관리인 분이 인근 마을까지 차를 태워 주셔서 치맥 한잔하며 하루를 마칠 수 있었네요.
올 때 차가 없으면 연락하라는 호텔 관리인 분의 말씀이 있었지만 다행히 비가 오질 않아 슬슬 걸어올만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바람은 여전히 세게 불지만 날씨 태풍이 온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화창했습니다.
집채만 한 파도가 치는 걸 보고서야 태풍의 영향권에 든 건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들 만큼 날씨가 좋았네요.
어제에 이어 3-A코스를 이어 걷습니다.

바닷길을 걷다 보니 바다목장이 나타납니다.


한쪽에 초원, 한쪽엔 절벽 아래 바다.
경치가 감탄스럽습니다.


바다목장을 지나 배고픈 다리에 도착했습니다. 왜 배고픈 다리인지 궁금했는데 별로 대단치는 않았네요.


배고픈 다리를 지나니 반대 방향으로 올레길을 걷고 있는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지나가면 잠시 인사를 나누고 정보교환도 하고 같은 길을 걷는 공통점이 있어서 그런지 반가웠습니다.
계속 걷다 보니 3코스의 끝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제주도에서 보기 드문 백사장입니다.

표선해수욕장으로 이어진 길을 걷습니다.
야자수와 파란 하늘이 마치 동남아시아에 와 있는 기분입니다.

백사장 길을 따라 걸어 표선해수욕장에 도착했습니다.

바람이 부는 데도 늦은 해수욕을 즐기는 가족단위 피서객들이 꽤 있네요.


3코스의 종점이자 4코스의 시작점에 도착했습니다.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제주민속촌 입구이니 잠시 들러 보시는 것도 좋겠네요.


점심 무렵이어서 4코스를 이어 걸을지 살짝 고민했지만 발바닥이 아파서 이번 여행에서는 여기서 멈추기로 합니다.
다음에 다시 방문해서 4코스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합니다.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그냥 버리기는 아깝고, 성산 일출봉을 올라보기로 합니다.
버스를 타고 성산 일출봉까지 이동합니다.

입구를 지나 일출봉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올라가는 길에 잠시 쉬어가는 장소에서 내려다보이는 광경이 예쁩니다.


30분 정도 걸려 일출봉 정상에 올랐습니다. 분화구 쪽에는 내려가지 못해 아쉽지만 경치는 좋네요.


정상에서 내려오면서 보이는 전경입니다.

내려오는 길 출입구 쪽에서 보이는 광경입니다.

이제 제주시로 이동해 호텔에 투숙해서 슬슬 시장 구경도 하고, 다음날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기로 합니다.
이렇게 이번 2박 3일의 제주 여행이 끝났네요.
여행의 끝이 아쉬운 걸 보니 꽤 괜찮은 여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행] 여행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 올레길 1코스와 1-1 코스 (0) | 2022.12.08 |
---|---|
제주도 메이더 호텔 카라반 빌리지 (2) | 2022.12.08 |
한라산 등정(성판악-관음사 코스) (2) | 2022.12.08 |
[가족여행] 속초 영랑호 자전거 여행. (1) | 2021.12.01 |
[가족여행] 제주도 여행 (2) | 2021.09.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