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전부터 일반 직장인의 경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조금이라도 재테크에 관심이 있는 직장인들도 한 번쯤은 생각해 봤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었죠.
아마도 주식에도 비견될 만큼은 되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직장 생활을 하는 일반인들이 경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겪는 과정은 보통 이렇습니다.
우선, 돈을 벌어야겠다거나 돈을 벌고 싶다거나 하는 마음을 갖습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월급만 가지고는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직장을 그만두면서 전업으로 하기에는 불안하고 위험도가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습니다.
종잣돈이 부족하기 때문에 적은 자금을 가지고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습니다.
크게 찾아보지도 않았는데 주식 또는 경매가 눈에 들어옵니다.
주택이나 상가를 경매로 싸게 낙찰받아 임대하거나 매매하면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고 합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럴듯한 게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조금 더 알아보니 낙찰받고 나서 금융기관에서 잔금대출을 받으면 부족한 자금으로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자금도 부족한데 딱 내게 적합한 투자처로 보입니다.
안전한 경매를 위해서 권리 분석을 해야 한다고 하니 우선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경공매 관련 도서를 구입해 보고, 인터넷을 찾아보며 공부합니다.
경매에 대해 이미지가 좋지는 않았는데 채무자에게 가장 높은 금액으로 물건을 사주는거니 오히려 도움을 주는거라니 사회적으로도 떳떳하지 못할게 없습니다.
하지만 불안합니다. 내가 맞게 알고 있는 건지? 내가 모르는 뭔가가 더 있지는 않은지?
공매 정보 제공업체에서 진행하는 세미나에도 참석해 봅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확실히 알기 위해서 경매강좌를 수강하거나 카페에 가입해서 정보를 얻습니다.
조금 비싸기는 해도 노하우를 배울 수 있고 동기들과 도와가며 할 수 있으니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임장도 나가보고 모의 입찰도 해보고 조금씩 자신이 붙습니다.
허름한 주택을 낙찰받아 성공적으로 명도 받아서 저렴하게 셀프 인테리어해서 임대하면 몸은 힘들어도 수익이 된다고 하니 인테리어 관련 카페나 블로그의 게시물도 보면서 나라면 이렇게 해야겠다고 구상도 해봅니다.
주변에 입찰에 참가해서 낙찰한 사람들 소식이 들립니다.
어서 경매에 나서서 낙찰을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꼼꼼하게 임장하고 권리 분석해서 낙찰을 받으면 손해는 보지 않을 것 같습니다.
경매 참가를 해봅니다. 계속 패찰 합니다.
내가 너무 방어적으로 입찰을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제는 우선 낙찰부터 받아야 무엇이라도 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경매 물건에 대한 기준을 많이 내립니다.
아주 좋은 조건은 아니더라도 낙찰받아서 손보면 어떻게든 될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이라면 최소한 경매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이실 것 같습니다.
본인이 걸어온 길과 비슷하다고 생각이 드실까요?
제가 생각하기에 직장인 또는 일반인의 경매가 어려운 이유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1. 권리 분석이 전부가 아니다.
처음 경매를 접한 분들이 제일 처음 시작하는 것은 권리 분석에 대한 공부입니다.
당연히 중요합니다. 권리 분석을 잘못해서 입찰보증금이라도 날리면 큰일인데다 덜컥 낙찰받아놓고 진퇴양난의 상황이 되면 안 되니까요.
하지만 권리 분석은 그저 당연스러운 기본일 뿐 권리 분석만 잘한다고 되는 일이 아닙니다.
서류상의 권리 분석도 중요하지만 서류상에 나타나지 않는 수많은 현장 상황 들을 한두 번의 임장으로 알기에는 쉽지 않습니다.
배운 대로 주변 탐색도 해보고, 근처 부동산이나 주민들에게 넉살 좋게 물어도 보고 해야 한다는데 그 자체도 힘든 데다가 그걸로 다 알게 된 건지도 미지수입니다.
제가 생각할 때 경매업계의 가장 큰 수익자이자 승리자는 이런 경매관련 강좌를 운영하는 업체나 강사들입니다.
권리 분석만 잘하면 모든 게 잘 풀릴 것 같으면 이분들이 왜 경쟁자를 늘리는 행동을 할까요?
그 시간에 경매 물건을 알아보고 입찰을 하는 게 남는 게 아닐까요?
불확실하고 머리 아픈 일보다는 확실한 수익을 얻기 위한 영리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2. 시간도 없고, 물건도 없다.
처음부터 경매를 업으로 삼으려는 분은 거의 없습니다.
직장 생활하면서 서브 개념의 수입원으로 삼고 싶어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퇴근 후에 또는 근무시간에 살짝 경매정보 사이트를 살펴봅니다.
시간을 낼 수 있는 게 주말뿐이니 임장을 위해서 가급적이면 인근의 경매 물건을 찾는데 주력합니다.
하지만 하필이면 내 근처에는 쓸 만하게 보이는 물건이 없습니다.
검색 범위를 넓혀 봅니다.
꽤 쓸만해 보이는 물건은 있지만 권리관계가 복잡해서 엄두가 나지 않거나, 자금이 부족합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너무 먼 거리에 있으면 관리하기도 어려울 것 같고, 비용이 많이 들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내 사정에 맞는 물건이 있는지 검색해 봅니다. 이왕이면 가까운 곳으로.
찾다 보니 좀 멀긴 해도 괜찮아 보이는 물건이 있습니다.
유찰이 몇 번 진행되어 적당한 금액에 낙찰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말을 이용해서 임장을 나갑니다.
물건도 보고, 주변도 살피고, 발전 가능성이 있는지 여러모로 살펴보고 돌아옵니다.
돌아와서 보니 뭔가 부족합니다. 한 번만 보고는 다 알 수 없으니 다시 한번 나가봐야 합니다.
다음 주말에 또 가야 합니다.
입찰을 결심하고 입찰가액도 정하고 입찰일에 연차를 내서 참가합니다.
아쉽게도 패찰 했습니다. 낙찰받고 박수받는 낙찰자를 보니 부럽습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검색을 시작합니다.
역시 직장 생활하면서 물건 찾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주말을 이용해서 임장 다니는 것도 한계가 있고, 매번 연차를 내서 입찰을 하러 다니기도 눈치가 보입니다.
확실한 물건만 입찰을 하리라 생각하고 물건을 찾습니다.
아쉽게도 내 주변에는 적당한 물건이 안 보입니다.
이런 패턴이 반복됩니다.
직장 생활에 지장이 없다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3. 경매, 과연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인가?
경매 물건을 검색하다가 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런 물건이 저런 금액에 낙찰된 가치가 있는가? 혹은 저런 금액으로 낙찰받아서 어떻게 수익을 낼 것인가?
잔금 미납으로 재경매되는 걸 보니 권리 분석도 안 하고 섣불리 낙찰받았나 보다.
차라리 발전 가능성이 있는 곳을 찾아 내가 원하는 지역의 급매 물건을 찾는 게 나은 게 아닌가?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우선 낙찰을 받아야 한다는 강박으로 입찰가를 높게 써낸다고 합니다.
덕분에 과거보다 시세 대비 낙찰가의 차가 많이 줄어들었다고도 합니다.
경매 물건 중에 좋은 위치, 좋은 상태의 물건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있다고 해도 결코 시세보다 저렴하게 낙찰받을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시세보다 비싸게 낙찰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일반적인 직장을 다니며 경매에 참가해서 수익을 보는 가장 좋은 케이스, 혹은 대부분의 분들이 꿈꾸는 희망사항은
그리 권리관계가 복잡하지 않은 주택이나 상가를 낙찰받아 크게 신용관계에 타격이 없을 정도의 잔금대출을 받고 인수해서
간단한 수리를 통해서 세를 놓으며, 그 세로 대출 원리금을 갚아 나가다가 차익을 보며 매각하는 것일 겁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런 물건을 찾기도 힘들뿐더러, 만일 있다 해도 싸게 가져올 수도 없고, 본인 자금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대출을 받기도 어렵지만 받는다 해도 공실의 위험이 있어서 대출 원리금만 제대로 갚아도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용상의 문제나 세제상의 문제도 생각해야 합니다.
흔히들 고수는 복잡한 권리관계를 풀어내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시간도 자금도, 지식도 부족한 일반인이 부업으로 할 수 있는 일인가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합니다.
4. 낙찰받은 후에는?
경매 물건의 낙찰받았다 해도 모든 일이 끝나지는 않습니다.
낙찰 후에는 시간과 돈과의 싸움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출받아 잔금을 넣고 명도를 해야 합니다. 운이 좋아서 이사비 조로 지급하고 명도 받으면 다행인데 채무자가 버티면 그때부터는 대출이자를 상환하며 버텨야 합니다. 명도를 받아도 낙찰물건의 상태에 따라 비용이 들어갑니다. 이런 경우의 수를 생각하고 입찰을 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라면 여유자금이 없다면 쉽지 않습니다.
없는 시간을 내서 셀프로 공사를 해보려 해도 인터넷에서 본 것처럼 수월하지 않고 결국에는 사람을 써야 합니다.
어렵게 아이디어를 내서 공사를 하려고 해도 위 치과 상태 문제로 공사비를 뽑을 만큼 세를 받을 수 있는지도 생각하면서 해야 하니 무작정 잘해 놓을 수도 없습니다. 공실이라도 나면 더 힘들어지니까요.
결국에는 모든 게 시간과 돈으로 직결됩니다.
여유자금이 충분히 있었다면 경매보다는 괜찮은 투자물건을 찾았을 텐데, 차선으로 선택한 경매에서 낙찰을 받았더니 여유자금이 없어 힘든 상황이 됩니다.
너무 비관적인 내용만 늘어놨습니다. 하지만 방법은 있습니다.
모든 것을 셀프로 하기에 힘들다면 전문가나 주변의 도움을 받으면 됩니다.
시간이 없다면 가족의 도움을 받는 분들도 있습니다.
가족 중의 한 분이 입찰 대리인으로 참석해 주시는 경우도 있죠.
지식이 없다면 권리 분석과 투자가치에 대해서 경매 대행업체의 도움을 받으면 조금은 수월합니다.
물론 최종 결정은 본인이 해야 하고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지만 위험과 직접 알아보려고 다니는 시간 그리고 비용은 줄일 수 있습니다. 명도에 대한 부담도 비교적 해결됩니다.
하지만 투입할 수 있는 자금에 이런 부수비용도 감안해서 입찰을 해야 할 테니 자금이 부족하다면 더 쉽지 않습니다.
배우고 준비하는 건 분명히 좋은 일입니다.
미래에 본인에게 어떤 형태로든지 분명히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직장인이 경매에 참여해서 수익을 보고 있는 능력자분들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게 바로 본인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전업을 생각하시는 게 아니고 만일 당장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은데 투자 자금이 부족해서 적은 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경매해보려는 분이시라면 운을 바라기보다는 종잣돈을 더 모은 후에 더 넓은 시야로 투자를 생각해 보시는 게 어떻까 합니다.
적어도 제 글에서 본 문제를 어떻게 풀어낼까 고민해 보시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것 같습니다.
이상 제가 겪어본 부족한 잡설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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